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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슈아 오펜하이머의 다큐멘터리 '액트 오브 킬링' 본문
조슈아 오펜하이머의 다큐멘터리 '액트 오브 킬링'은 영화사에 남을 충격적이고 혁신적인 작품이다. 이 영화는 1965-66년 인도네시아에서 벌어진 대학살의 가해자들을 주인공으로 삼아, 그들의 범죄를 재연하게 하는 실험적인 방식을 통해 역사의 어두운 면을 들춰낸다.영화는 안와르 콩고를 중심으로 한 전직 민병대원들의 이야기를 따라간다.
그들은 50년 전 자신들이 저지른 잔혹한 살인을 마치 자랑스러운 업적인 양 이야기한다. 오펜하이머는 이들에게 그 당시의 살인을 영화적으로 재현해볼 것을 제안하고, 이를 통해 가해자들의 심리와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포착해낸다.'액트 오브 킬링'의 가장 충격적인 점은 가해자들의 태도다. 그들은 자신들의 범죄를 정당화하고 심지어 미화하기까지 한다. 이는 관객들에게 깊은 불편함을 안겨주지만, 동시에 인간의 잔혹함과 그것을 정당화하는 메커니즘에 대해 깊이 성찰하게 만든다.영화의 구조는 매우 독특하다.
실제 사건의 재연, 가해자들의 일상, 그리고 그들이 만드는 영화의 장면들이 교차되면서 현실과 허구의 경계가 모호해진다. 이는 마치 역사적 사실과 개인의 기억, 그리고 집단의 신화가 어떻게 얽혀 있는지를 보여주는 듯하다.오펜하이머의 연출은 냉정하면서도 깊은 통찰력을 보여준다. 그는 가해자들을 단순히 비난하거나 규탄하지 않는다.
대신 그들의 이야기를 끈기 있게 들어주면서, 그 속에서 인간성의 복잡한 면모를 포착해낸다. 이는 관객들로 하여금 단순한 선악의 이분법을 넘어, 인간의 본성과 사회적 조건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하게 만든다.영화의 시각적 요소도 주목할 만하다. 가해자들이 재현하는 살인 장면들은 때로는 그로테스크하고, 때로는 초현실적이다. 이는 마치 그들의 왜곡된 기억과 자기정당화를 시각화한 것 같다. 특히 안와르 콩고가 자신을 피해자로 분장하고 연기하는 장면들은 깊은 불편함과 동시에 이상한 매력을 자아낸다.
'액트 오브 킬링'은 또한 권력과 미디어의 관계에 대해서도 날카로운 통찰을 제공한다. 가해자들이 여전히 사회적 영향력을 가지고 있으며, 대중매체를 통해 자신들의 서사를 정당화하는 모습은 현대 사회의 어두운 면을 드러낸다.
영화의 클라이막스는 안와르 콩고가 자신의 범죄를 재연하면서 점차 죄책감에 시달리게 되는 과정이다. 그의 변화는 느리지만 확실하게 진행되며, 마지막에 그가 구토하는 장면은 영화 전체의 주제를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이는 진실과 마주했을 때 인간이 겪는 내적 갈등을 생생하게 포착한 순간이다.'액트 오브 킬링'은 단순한 다큐멘터리를 넘어선다. 그것은 역사와 기억, 죄책감과 정당화, 인간성과 잔혹함에 대한 깊은 성찰을 요구하는 철학적 작품이다. 오펜하이머는 이 영화를 통해 우리에게 묻는다. 우리는 과거의 잔혹한 역사를 어떻게 기억하고 또 극복해야 하는가? 가해자와 피해자의 경계는 어디에 있는가?이 영화는 우리에게 불편한 진실을 직시하게 만든다.
그것은 인간의 잔혹함이 얼마나 쉽게 정당화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정당화의 과정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준다. 동시에 '액트 오브 킬링'은 진실과 화해의 가능성도 암시한다. 안와르 콩고의 변화는 느리지만, 그것은 인간이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변화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준다.'액트 오브 킬링'은 영화가 가진 힘을 여실히 보여주는 작품이다.
그것은 우리로 하여금 역사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하고, 인간성에 대해 더 깊이 성찰하게 만든다. 이 영화를 본 후, 우리는 더 이상 과거의 잔혹한 역사를 단순히 흑백논리로 판단할 수 없게 된다. 대신 우리는 그 복잡성을 인정하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액트 오브 킬링'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일 것이다.